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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세상을 모든 불운을 짊어진 킬러 - 불릿트레인

by 우다까 2022. 12. 29.

불릿트레인 영화 포스터

줄거리

동료의 대타로 오랜만에 현장에 복귀한 킬러, 코드명 '레이디버그'. 그는 자신의 '운 없는 삶'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이를 서서히 극복해 나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런 그에게 기차 승객 중 한 명의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동료의 대타라는 말에 썩 내켜하지는 않지만, 에이전트는 어르고 달래서 그를 기차에 오르게 합니다. 원래는 가방만 가지고 다음역에서 내리는 간단한 임무였지만, 그가 가지고 다니는 불운은 그를 쉽게 열차에서 내리도록 내 벼려두지 않습니다.

 

한 편 기차는 레이디버그뿐 아니라,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여러 킬러들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삼합회로부터 납치된 의뢰인 아들의 구출과 함께 돈가방의 회수 임무를 수행 중인 레몬과 텐져린, 아들의 복수를 위해 기차에 오른 일본인(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랑했던 연인의 복수를 위해 기차에 탑승하는 울프 등 이외에도 저마다 목적과 타깃은 다르지만 각 캐릭터 간의 접점들로 인해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며 열차는 이들을 태운채 최종 목적지인 '교토'로 질주합니다.

 

리뷰

일단 이 영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먼저 개봉 당시 내세웠던 빵형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영화를 본 사람들은 적잖은 실망을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액션은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시퀀스가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의 아기자기한 액션에 재미를 느끼는 분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반면에 광고와 같은 블록버스터 급 액션을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저는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글을 쓰다 보니 재미있다는 말을 벌써 세 번째 하고 있네요.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좀 흥분이 되어있는 듯합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각 캐릭터 간의 연결고리들을 긴장감 있게, 때로는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억지로 끼워 맞추는 듯한 포인트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아들을 구해오기 위해 킬러를 고용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 아들을 죽이라고 킬러를 고용하는 부분 등이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억지스러움이 영화를 보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각 캐릭터의 행동에 저마다의 이유를, 그리고 원인을 장치해놓았다는 점에서 적어도 무책임하지 않고 상당히 책임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있다고 봅니다.

 

브래드피트의 열혈 팬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진지한 모습의 연기보다는 약간의 코믹함이 더해진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감독인 데이비드 레이치 역시 브래드피트의 이런 점을 잘 살리고 싶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본래 이 영화는 몹시 진지한 분위기로 제작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데드풀 2에서의 인연 때문이었는지, 그 이전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은 빵형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영화 전반에 걸쳐 지루하지 않게 200%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불운을 짊어진 한 킬러의 자아성찰 이야기, '총알 기차'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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