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와 앙상블
음악의 다른 기술적 측면보다도 특정한 악기들이 모여서 내는 소리의 배합은 서양의 예술 음악인 클래식을 더욱더 독특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특히, 현악 4중주나 오케스트라의 음색은 클래식 음악을 록이나 팝 같은 현대식 음악과 구분해주는 주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제외하고 음악 소리를 내는 악기는 총 다섯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는데, 손으로 뜯거나 활로 연주하는 현악기, 마우스피스나 구멍 또는 리드로 공기를 불어넣어 연주하는 관악기, 드럼스틱이나 타구봉으로 쳐서 연주하는 타악기, 건반악기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와서 등장한 전자악기가 있습니다. 다만 초기의 작곡가들은 어떤 악기로 연주할지 명시하지 않고 전체 곡을 쓰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 1607년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오페라 <오르페오>를 작곡한 후로 어느 파트를 어느 악기가 연주해야 하는지 나타내는 악보가 비로소 등장하게 됩니다.
1750년대의 바로크 관현악은 플루트, 오보에, 바순, 호른, 트럼펫을 포함하는 관악기 부문, 팀파니(케틀 드럼), 통주 저음, 그리고 현악기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복잡한 멜로디 라인에서 가장 주된 소리를 담당했었던 바이올린은 중세 현악기 피들보다 먼저 생긴 바이올린은 16세기 초반 이탈리아 북부에서 지금의 형태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고전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더욱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관악기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대규모 교향곡은 주로 팀파니와 현악기에다가 목관악기와 금관악기가 포함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엑토르 베를리오즈 같은 작곡가들은 잉글리시 호른처럼 새로운 악기와 베이스 클라리넷 그리고 다양한 타악기뿐만 아니라 하프를 포함하는 대규모 관현악곡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는 리하르트 바그너와 구스타프 말러, 아르놀트 쇤베르크가 100명 이상의 음악가가 동원되는 대규모 관현악을 쓰기도 했는데, 그 이후의 작곡가들은 팝 음악과 재즈에서 사용하는 색소폰, 신시사이저, 전자악기 등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악곡 형식
클래식 음악에서 '형식'이란 작곡 방법을 안내하는 구조를 가리키며, 많은 곡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을 모아놓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형식에 따라 악곡을 악장과 주제 부분으로 나누는 방식이 달라지게 됩니다. 형식이 악곡의 설계도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두 도막 형식>
곡의 첫 번째 부분이 으뜸음 조로 시작되어 딸림 조 또는 관계 장조로 바뀌는 조바꿈이 일어납니다. 두 번째 부분은 딸림 조나 관계 장조로 시작되고 다시 으뜸음 조로 바뀝니다. 그러므로 가장조로 된 곡이라면 A부분이 가장조로 시작되어 마장 조로 바뀌고, B부분은 마장 조로 시작해서 다시 가장조로 바뀝니다. 만약 가단조의 곡이라면 앞부분은 가단조로 시작해서 다장조로 바뀌고, 뒷부분은 반대로 진행됩니다.
<세 도막 형식>
A부분은 으뜸 음조이고 B부분은 딸림 조나 관계 장조입니다. 마지막 부분은 다시 A부분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겹 두도 막 형식>
소나타 형식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형식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인 '제시부'는 기본 조를 설정하고, 일반적으로 서로 대조되는 2개의 주제를 제시하며, 기본 조에서 다른 조로 조바꿈해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두 번째 부분은 '전개부 또는 발전부'라 합니다. 작곡가가 다양한 주제를 결합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주제를 제시하거나 가끔은 광범위한 조바꿈을 실시합니다. 세 번째 부분은 '재현부'로 시작 부분의 주제를 다시 진술하고 처음 시작한 조로 마무리됩니다.
<론도 형식>
세 도막 형식의 변형으로 A-B-A-C-A-D-A 형식을 취합니다. 여기에서 알파벳은 각각 주제부를 나타냅니다. 반복되는 주제부 A와 대비되는 B, C, D를 부주제 또는 에피소드라 하며 A의 화성과 멜로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주곡 형식>
작곡가는 멜로디를 만들고 난 후 꾸밈음이나 화성 변화, 질감 변화, 장조에서 단조로 조바꿈 등 여러 기법을 이용해 멜로디를 바꿉니다. 이 형식은 A-A'-A''-A'''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음악 장르
역사적으로 음악은 특정 사교 행사에 맞추어 만들어지거나 연주되어 왔습니다. 1700년대 이전의 음악은 실내악, 교회 음악, 극장 음악이 주를 이뤘으며, 이중 실내악은 귀족들의 사교 모임에서 소규모 합주단에 의해 연주되곤 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표준 장르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 발레곡 : 18세기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유행했던 대중적인 춤 공연 형태로 14세기 북이탈리아의 궁중 춤곡에서 발전한 것입니다.
- 실내악 : 고전주의 시대와 그 이후 시대에 등장한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루트비히 판 베토벤 같은 오스트리아 빈의 음악 거장들은 실내악이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준뿐만 아니라 현악 4중주, 피아노 3중주, 소규모 관악 등 실내악을 연주하는 합주단에 대한 기준도 세웠습니다.
- 협주곡 : '합친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concertare에서 파생된 콘체르토, 즉 협주곡은 말 그대로 여러 악기가 한마음으로 연주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바로크 시대에 접어들어 작품의 주요 테마를 주고받는 하나 이상의 독주 악기를 포함하는 오케스트라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 오페라 : 오페라는 연극과 열정적인 노래, 오케스트라 음악, 종종 시적인 대본이 모두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장르입니다. 실제로 무대 위에서 공연된다는 점에서 오라토리오와 구별이 됩니다. 하지만 대사와 이야기가 전적으로 노래로 전달되므로 연극과도 구분이 됩니다.
- 모음곡 : 춤곡이나 짧은 기악곡을 포함하고 있는 여러 악장으로 된 작품이거나 제목에 맞는 여러 곡을 배연한 표제 음악입니다.
- 교향곡 :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여러 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교향곡은 하나 또는 몇몇 독주 연주로 주 멜로디를 구성하기보다 전체 합주단을 사용한 바로크 후기 협주곡 양식인 콘체르토 리피에노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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